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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지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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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5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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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2일 - 2026년 10월 15일

석사학위 청구전 [Our Own Shelter] 한지연 · 박세빈

서로 다른 두 세계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안식의 의미를 품으며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을 향한 하나의 사유로 이어진다. 한지연 누구에게나 오롯이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처가 필요하다. 나에게 창작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불안을 다스리고 일상의 온기를 회복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내면의 쉼터를 화면에 짓는 것이다. 전통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의 맥락 속에서 오랜 세월 인간의 보편적 염원을 담은 길상(吉祥)의 의미에 주목했다. 과거 선조들이 다복한 삶을 기원하며 일상의 기물과 꽃, 과일 등의 길상물을 화폭에 담아 곁에 두고 완상했듯, 나의 작품 속에도 삶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순지 위에 분채를 올리는 전통 채색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 회화의 호흡에 맞춰 재료와 표현의 경계를 유연하게 확장하고자 한다. 전통적 상징성을 지닌 도상과 일상에서 포착한 친숙한 오늘날의 사물을 한 화면 안에 배치하여, 민화 특유의 다시점과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조형적 문법으로 재구성했다. 화면 속 안식처가 저마다의 삶을 지탱할 작은 위로를 건넬 수 있기를 바란다. 박세빈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곳을 상상한다. 꿈에서 비롯된 섬은 내면의 심상이 머무는 공간이자, 일상의 경계를 넘어 펼쳐지는 나만의 안식처이다. 그곳에는 현실에서 미처 다 이루지 못한 바람과 평온에 대한 염원이 깃들어 있다. 나는 이러한 상상의 풍경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마음의 형상을 드러내고 나의 내면에서 시작된 세계가 누군가에게도 잠시 머물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무소유의 정신에서 비롯된 비움과 성찰은 안식의 의미를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끈다. 소유와 집착을 덜어내는 일은 삶에서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사유를 바탕으로 선사의 형상에 외형 너머의 정신과 삶의 태도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그 가르침을 오늘의 시선으로 되새기며 정성을 다해 올리는 회화적 공양이기도 하다. 나에게 공필화는 이러한 사유를 가시적인 형상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밑그림을 구상하고 선묘를 섬세하게 다듬는 일에서부터 천에 스며드는 물감의 성질을 따라 엷은 색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과정까지 정성을 기울인다. 한 번의 붓질로 완결되지 않는 화면은 색이 포개지고 스며드는 시간을 거쳐 서서히 깊이를 얻는다. 나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선의 섬세함과 중첩된 색의 미묘한 변화를 좋아한다. 꿈의 심상과 선사의 정신은 서로 다른 형상으로 나타나지만 이를 화면에 옮기는 일에는 공들인 시간과 마음이 함께 깃들어 있다. 나에게 그림은 내면의 세계를 가꾸는 일인 동시에 그 안에 담긴 평온과 사유를 타인에게 전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축적된 색과 선 위에 나의 사유와 정성을 포개어 그림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잠시 머물 수 있는 작은 안식처를 건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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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

2026년 10월 17일 - 2026년 10월 23일

《포개진 지도》 미시적이지만 거시적인 풍경

정성훈의 풍경은 지도 위에 핀을 꽂을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장소에서 출발한다. 집을 나서면 마주치는 도로의 구조물, 매일 건너는 횡단보도와 계단, 이동 중에 스치는 건축물의 한 모서리 같은 것들이다. 작가는 한국과 미국에서 오랫동안 오간 공간의 이런 작은 부분들을 사진이나 기억으로 채집한다. 이 파편들이 캔버스 위에서 다시 포개어지면, 그것은 한 사람의 동선을 넘어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법한 보편적인 풍경이 된다. 이번 전시는 미시적인 장소의 감각이 거시적인 공간의 경험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새로운 공간에 놓일 때마다 낯선 곳에서도 익숙한 무언가를 찾으려는 본능과, 지금 이 순간의 이질적인 감각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동시에 갖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공간의 기억은 하나의 선명한 장면으로 남지 않는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의 감각이 포개어지면서 어떤 부분은 또렷이 남고, 어떤 부분은 다른 기억 밑에 묻힌 채 층을 이룬다. 전시는 이렇게 겹쳐진 기억을 서로 다른 시간의 단위로 종합해 보인다. 《축선》은 하루의 단위다. 집을 나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마주한 도로, 횡단보도, 계단, 차도의 풍경이 2.5미터가 넘는 하나의 긴 축 위에 이어 붙는다. 각각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온 독립된 조각이지만, 하루라는 흐름 안에서 하나의 연속된 경험으로 묶인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분절과 장맛비의 흔적은 장면들을 느슨하게 잇는 동시에 그 형태를 흐린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으로 계절의 이질적인 감각이 스며든다. 《새벽에서 밤까지》는 그 시간을 몇 해로 늘린다. 수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드나든 구체적인 장소들의 이미지가 각기 다른 형태의 프레임에 담긴다. 이 프레임들은 실제의 지리적 위치와 시간대에 따라 수직과 수평의 규칙 속에 배치된다. 개별 프레임은 하나의 순간이자 하나의 장소이지만, 전체는 새벽에서 밤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이미지로 종합된다. 한편 《골목길》은 특정한 길이 아니라, 수많은 길의 경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서의 길을 제시한다. 서로 다른 방향의 화면이 맞닿아 있지만 그 사이의 틈은 지워지지 않는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한 줄의 선은 파편들을 하나의 축으로 묶으면서도 그 이격을 드러낸다. 매일 걸으며 누적된 연결과 단절의 감각이 이렇게 하나의 차원으로 압축된다. 이 풍경들은 하나의 매끈한 화면으로 봉합되지 않는다. 작가는 합판과 점토, 캔버스를 겹겹이 쌓아 올린 분절된 지지체 위에 추상적인 레이어와 구상적인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두 층은 서로를 가리거나 드러내며, 기억 속 공간이 또렷해지고 흐려지는 과정을 화면 위에 옮긴다. 파편과 파편 사이의 틈 역시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작은 장소들은 큰 풍경 안에서도 제 윤곽을 잃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면 한 사람의 구체적인 하루가 보이고, 한 걸음 물러서면 우리 모두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전시는 그 두 거리 사이에서, 한 사람의 일상적 공간이 저마다의 일상적 공간과 포개어지는 지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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