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이오에이
빌려온 믿음 Borrowed Faith
빌려온 믿음 Borrowed Faith 전시의 장소는 오에이오에이이며, 전시 기간은 2026년 8월 26일 - 2026년 9월 23일입니다.
- 전시 기간
- 2026년 8월 26일 - 2026년 9월 23일
- 장소
- 오에이오에이
- 문의
- +82 (0)2-6207-3211, oaoagallery@gmail.com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63길 32-11 오에이오에이
- 최근 확인
- 확인일 정보 없음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자리한 오에이오에이에서 열린 전시 배준현·황예랑 《빌려온 믿음 Borrowed Faith》입니다. 빌려온 믿음Borrowed Faith배준현·황예랑인간은 믿음을 필요로 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내일은 언제든 상실과 실패의 고통을 품고 있다. 이런 불안을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연 속에서 질서를 찾고자 하며,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추구해 왔다. 우리는 대부분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족과 공동체, 종교와 사회로부터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 맺는 방식을 건네받는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충분히 생각하고 의심해보기도 전에 이미 주어진 언어와 질서 안에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잘 믿어진다면 다행이지만, 의심하고 의아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주어진 그 믿음에 나는 단단히 발 디디고 있는가? 그 믿음은 나의 것인가?황예랑과 배준현 두 작가는 성경의 어떤 장면과 인물을 암시하거나 십자가와 천국의 이미지를 그리면서도, 확신에 찬 신앙고백적 작품과는 거리를 둔다. 그렇다고 날을 세워 매섭게 비난하는 그림도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믿는다고 말해온 모티브들을 캔버스 위에 올려두고, 그 앞에서 피어오르는 의구심과 냉소, 그럼에도 믿고 싶은 연약함과 두려움을 한데 섞어놓는다. 황예랑과 배준현의 작품에서 만난 이 마음은 아마 이전 세대의 믿음을 경험했지만 자신의 믿음은 갖지 못한 여러 ‘우리’와 닮아 있을 것이다.황예랑은 양면이 있는 세계를 다뤄왔다. 그의 작품에는 꽃과 새, 고양이와 개, 벌레와 쥐처럼 작고 약한 것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미와 새끼의 다정함 옆에 잡아먹는 입이 있고, 돌보는 손과 상처 내는 손이 한 화면에 있다. 사랑스럽다고 느끼며 다가섰다가 문득 불편해지고, 그러다 애틋해지는 그림들이다. 인간이 나누어놓은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의 구분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천사를 다루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천사와 천국을 자신이 아는 자연의 규칙 안에 놓아본다. 모든 것에 양면이 있는데 천사에게만 없을 리 없다면, 그 날개는 어디서 났고 무엇을 먹고 사는가. 아무도 본 적 없지만 모두가 하나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존재와 장소에 대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되묻는 그림들이다.이런 질문과 생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Way to Heaven〉이다. 하늘과 구름 사이로 수많은 천사가 뒤엉키고, 천국으로 가는 길을 축하하는 이들, 그곳에 닿으려 애쓰는 이들, 두려워하는 이들이 한데 섞여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작가가 키우던 고양이도 있다. 기독교 미술의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온 천국의 광경을, 작가는 자신만의 시선과 상상으로 재구성한다. 이 그림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오래 반복되어 익숙해진 천국의 이미지 옆에, 한 사람이 자기가 아는 세계를 총동원해 그려본 또 하나의 천국이 놓인다.배준현은 꾸준히 ‘보는 것’과 ‘믿는 것’에 대해 작품을 통해 질문해왔다. 직접 보고 경험한 것,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것, 어디선가 차용해온 이미지들을 한 화면 위에 두고 정황을 만든다. 초기 작업에서 이미지가 어떻게 사실처럼 전달되고 믿어지는지를 콜라주 방식을 통해 시험했다면, 점차 인간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길을 잃은 듯 헤매는 사람, 쌍안경을 들고 열심히 찾는 사람, 순교한 성인처럼 붓이 꽂힌 작업화까지, 작가는 아직 찾는 중인 스스로의 상태를 숨기지 않고 화면에 남겨왔다. 기독교적 세계관 안에서 자란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오랜 기간 자신이 그 세계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돌이켜보니 자신은 외부의 관찰자가 아니라 이미 내부에서 자신에게도 그것이 믿어질 수 있는지 묻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한다.〈Somewhere〉에서는 초기 콜라주 작업에서 연작으로 다루었던 산맥이 회화로서 다시 등장한다. 콜라주에서 여러 곳의 실제 산 사진을 오려 붙여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산맥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그 산맥을 처음부터 자신의 손으로 그린다. 거리감과 양감이 충분히 묘사된 산부터 형태만 남거나 면과 색으로 존재하는 산까지, 서로 다른 산들이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잘 모르지만 일단 믿어보는 것, 믿다 보니 어느 순간 믿어지는 것, 손에 만지듯 생생한 것, 끝내 믿어지지 않는 것. 저마다 다른 확신의 밀도가 한 풍경 안에 놓여 있다.두 작가의 세계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가벽 앞뒤에 나뉘어 걸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중에 뒤엉킨 천사들의 광경이 먼저 보이고, 벽을 돌아서면 그 뒤에 배준현의 산맥이 있다. 같은 벽의 양면이지만 한쪽을 보는 동안 다른 쪽은 보이지 않는다. 관람객은 그 사이를 걷고, 돌아서고, 다시 바라본다. 살면서 이 불안과 의심을 잠시 미뤄둘 수는 있지만, 내가 딛고 선 발판이 흔들리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빌려온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로 세계를 마주하는 일.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묻는다. 당신의 믿음은 누구의 것인가. #배준현작가 #황예랑작가 #빌려온믿음 #BorrowedFaith #오에이오에이 #oaoa -- 배준현 작가 -- 황예랑 작가 -- 빌려온 믿음 -- Borrowed Faith
